Golden WebTalk2007. 10. 6. 17:49
1. 40대이상 중장년층의 인터넷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그래선가 전문성을 갖춘 40대이상 인기블로거들도 늘어나고 있다 2. 싸이월드와 달리 블로그는 전문분야에 지식을 갖춘 40, 50대들이 손쉽게 친해질 수 있는 신매체로 떠오르고 있다 3. 철저하게 익명을 원했던 하늘. 그러나 늦은 나이에 석사학위를 딴 그는 이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40대 블로그 열풍

40대 이상 중년들에게 인터넷은 다소 거북한 존재였다. 그러나 '개인블로그'가 확산되면서 40대는 인터넷에서 부활하고 있다. 자유자재로 서핑은 못하지만 중년 블로그 스타가 탄생하고 있다. 싸이월드가 10, 20대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면 블로그는 세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인기상위권에 오른 중년 블로그는 흰늑대와 락헤드, 친구여, 하늘 등이다.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이제서야 알게 됐다."(ourfish)

"제 머릿속 기억을 체계적으로 짜깁기해 저장해 둔 펜시브(pensive)다."(요친)

'수퍼우먼 콤플렉스 토끼의 기억창고'(blog.empas.com/cutesun21c)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요친'은 "우연한 기회에 블로그를 접하게 되어 그동안 잡다하게 머릿속에서 뒹굴고 있는 이런저런 기억들을 마치 해리포터에 나오는 펜시브처럼 담아놓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몰랐던 나의 여러 모습들을 발견하면서 희로애락을 많이 느끼게 됐고 블로그 중독자가 됐다."고 말했다.

'우리물고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류상현(48·대구시 북구 동변동) 씨는 "어릴 때 늘 보던 우리 물고기를 아이들과 관찰하고 기록하는 장으로 블로그를 만들었다."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일곱 살짜리 세 아이들을 데리고 물고기를 잡아 관찰한다."고 말했다.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많은 이웃들이 우리 물고기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전해주고 가는 것도 블로거들의 쏠쏠한 재미다. 새로운 정보가 괜찮으면 그는 아이들과 함께 주말을 이용, 물고기 채집에 나선다.

'窮卽通-哀而不悲'(blog.naver.com/lamp5861)는 대구는 물론 전국의 '맛집' 블로그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대구에 내려와 오랫동안 살면서 아쉬웠던 것이 음식에 대한 편견이었다."면서 "'대구에는 먹을 만한 음식이 없다.'며 대구를 함부로 말하는 외지인에 대한 반박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털어놓는다. "찾아보면 꼭 그렇지도 않고, 각도에 따라서는 더더욱 그렇지도 않은데 싶어서 다녀온 맛집들을 정리해보자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의 맛집순례기는 음식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수준을 넘어 대구의 근대사, 혹은 대구사람들의 속살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점에서 깊이가 느껴진다.

MTB에 빠진 50대의 락헤드(blog.naver.com/rockhead44)는 전문가 뺨치는 사진과 글들로 인기 상위에 올라있다.

중년남성들은 왜 열광적인 블로거가 되는가. 20, 30대와 달리 한 분야에서 20년 이상 쌓아온 전문지식과 경륜을 갖춘 아저씨, 아줌마 블로그에서는 '싸이'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경험들이 녹아있다. 문학과 예술에 조예가 깊은 그들은 스스로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블로그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블로그 중독자도 많다. 블로그에 글과 사진을 올리느라 몇 시간씩 몰두하는 주부들이 많아졌다. 시간을 정해두고 늦은 밤에는 접속하지 않는다는 등의 원칙을 스스로 정해두고 하지 않으면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생활이 피폐해질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 네이버 인기중년블로거 '하늘'

익명이 즐겁다. 철저하게 익명성이 보장돼야만 컨설팅을 하는 나의 오프라인과 다른 이중생활이 가능하다.

다음(daum.net)에서 4년 전 블로그를 시작했다가 1년 전 네이버로 옮겨와 '은유담방…내 삶의 에피소드'(blog.naver.com/kspak56)를 운영하고 있는 '하늘'. 그에게 왜 '블로거'가 됐느냐고 물었다." 직업이 경영컨설턴트이다보니 국내든 해외든 출장이 잦아서 다른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는데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다. 40대에 시작한 블로그질이지만 50이 넘자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진 나이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유다. "사이버공간이라 아무도 나를 모른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다."

그는 철저하게 온·오프라인을 구분한다. 자신의 블로그에 일에 관한 것은 일체 쓰지 않는다. 오전 오후 30분씩 자투리시간만 활용한다. 오후 11시 이후에는 접속하지도 않는다. 블로그에 매달려 스스로의 생활이 피폐해지는 것을 경계한다.

마흔이 넘으면 자식들은 자기 세계로 빠지면서 아빠와 멀어지고 아내와도 소원해지게 된다. 스스로 되돌아보고 싶어지는 중장년들에게 블로그는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로 빛을 발하게 된다.

발걸음 닿는 곳의 문화체험이나 볼거리, 혹은 먹을거리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내려가는 작업은 즐겁다. 그가 기록하는 것은 단순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는 아니다. 반드시 생각할 수 있는 '씨앗'정도는 심어놓아야 한다. 댓글이 달리면 정성스럽게 답글을 단다. 그것이 초등학생부터 60대 할머니까지 다양하게 맺어놓은 이웃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

"블로그에서는 현실의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이 되고싶다." 그러나 그도 지천명(知天命)에 석사모를 쓰면서 자신의 모습을 공개했다.

◇ 블로그(Blog)= 웹(web)+ 로그(log)

정통부와 인터넷진흥원이 조사한 2006년 하반기 정보화실태조사에 따르더라도 40대(74.9%)와 50대(42.9%)의 인터넷 이용률이 전년대비 각각 6.2%와 7.2% 증가했다. 인터넷 이용자의 39.6%가 개인블로그를 이용하는 블로거(Blogger)이며 연령별로는 20대가 68.2%로 가장 많지만 40대는 17.9%, 50대는 13.0%가 블로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블로그(Blog)는 웹(web) 로그(log)의 줄임말로 1997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새로 올리는 글이 맨 위로 올라가는 일지형식이어서 블로그라고 불렸다. 이제는 사진은 물론 동영상 등 UCC까지 올릴 수 있어서 강력한 '신매체'이자 기존 언론을 대체하는 '대안언론'으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웹2.0시대는 '블로그시대'가 될 것이라는 징후는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블로그는 쉽다. 네이버와 엠파스, 야후코리아 등에서 자신의 아이디에 따라 개설된 블로그를 간단하게 편집하고 업데이트만 해주면 된다. 블로그 디자인도 스스로 할 수 있게 될 정도로 쉬워졌다. 도토리를 사야 되는 '싸이'와 달리 공짜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사진·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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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uza19